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안녕하세요 느메입니다.

 

오늘의 포스팅은 지난 토요일에 감상했던 영화 <화양연화>에 대한 감상 후기를 남기려고 합니다.

영화 스토리적인 내용은 담지 않을 생각이며, 이 영화를 보고 나서 좋았던 점과 제 생각을 정리해볼 생각입니다.

 

 

우선 이 영화를 약 10년 전에 처음 보고 지금까지 저에게 있어 최고의 영화라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.

 

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순간

 

 

이 시국에 영화관 같은 폐쇄적인 장소에 가는 게 머뭇거려지긴 했으나

13년 전에 재개봉을 하고 이번에 또 재개봉을 했는데 개봉일자가 12월 24일이었던지라

더 이상 지체하면 영화관에서의 4k 리마스터링을 볼 수 없을 것 같아서 보게 되었습니다.

 

 

 

NOW SHOWING.. 또 볼 수 있을까?

 

 

영화관에서 보길 너무 잘했다..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. 또 보려면 강산이 한번 정도는 더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요?^^

 

그리고, 한없이 정적인 카메라에서 주인공들의 심리적 변화가 있을 때마다 슬로워킹으로 바뀌면서 흐르던 이 음악도 압도적이었습니다.

 

youtu.be/18uiVbnvcus

yumeji's theme

 

음악이 나올 때마다 가슴을 조여 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. 이 음악과 동시에 보여주는 연기는 마주하고 싶지 않았던 진실을 조우하고 그 감정을 앞으로 내세우지 않는 것, 이런 내면으로 삭히는 연기, 음양의 음이라고 할 수 있는 연기는 양조위만이 할 수 있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.

 

이러한 감성들이 저에게 너무 잘 맞았다고 생각합니다. 굳이 보고 싶지 않아 하는 사람의 내면에 대해 너무나도 잘 표현이 되었다고 생각하거든요.

 

그리고 제가 많은 영화를 보거나 식견이 넓은 건 아니지만, 아마 대부분의 로맨스 영화는 결국 사랑의 완성을 향해 달려간다고 생각합니다. 그러나 이 영화는 시작부터가 어긋나 버린 사랑입니다. 그리고 공허함과 쓸쓸함에 집중이 되어있네요. 계속 위태위태하게 흔들리고 흔들리며 끝을 향해 갑니다.

 

이 어긋나 버린 만남의 시작이 궁금해서 만나게 된 관계가 결국 독백에도 나오듯 불현듯 내리는 비가 내 몸을 적실 때 그 시작을 좀처럼 알 수 없는 것처럼 그렇게 젖고 서로에게 빠져들어 가는 게 아닌가 합니다.

 

그리고 두 사람의 감정의 변화가 있을 때마다 들리우던 yumeji's theme이

종국으로 가서는 Nat King Cole - Quizás, quizás, quizás로 변하여 큰 흐름을 맞게 되는 것도

저에게는 큰 울림이었습니다.

 

1960년이라는 시대적 배경이 그러하듯이 모든 게 급격히 바뀌는 때지만 지금의 시대로 보면 고리타분한 부분도 있을 겁니다. 자신의 감정을 직설적으로 얘기하는 쪽이 아니라 눈빛, 그리고 에둘러 표현하는 점.. 하지만 저에게는 이런 부분이 어떠한 스킨십보다 훨씬 더 로맨틱하다고 느꼈습니다.

 

 

결국 두 사람은 서로를 그리워하지만 어긋나며 어긋나고, 시간은 흘러 마지막에도 지난 시절에 대한 감정을 에둘러 표현하는군요. 그리고 앙코르와트 사원 구멍에 모든 비밀을 터놓고 막아버립니다. 모든 일이 없었던 일이 되는 것처럼.. 하지만 그 장면에도 어린 스님이 지켜보네요. 세상에 비밀은 없다는 걸지.. 

 

 

이 영화를 저는 단순히 "불륜"이라고 정의 내리고 싶지 않습니다. 주인공 두 사람은 끝없이 자신의 마음과 이성 사이에서 끝없이 갈등하고 어긋나기도 했지만, 결국 그들 스스로의 자정의식으로 인해 결말은 흔히들 "불륜"이라는 소재의 결말로 마무리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. 

 

거의 20대의 시작을 이 영화로 시작해 매혹되었으며, 시간이 흐르고 나의 세계도 점점 확대되는 시점에 30대가 되었고, 또다시 이 영화를 마주한 기분은 너무 행복합니다. 집에 와서 또 볼까? 생각이 들었어도 아마 이 마음 한동안 꾹 간직하고 살아갈 거라고 생각해요. 또 언젠간 시간이 또 흘러 감정이 더욱더 무르익어 갈 때쯤,  <화양연화>를 만나면 나에게 어떤 감정을 불러일으킬까 너무 기대가 됩니다.

 

제 생각을 잘 정리하는 게 너무 어려운 일이라는 걸 다시 실감하게 되는 게.. 

 

그럼에도 양조위, 장만옥이 너무 보고 싶어질 때면

중경삼림, 아비정전, 무간도, 첨밀밀을 보며 마음을 달래야겠네요. 

 

위 영화들도 제가 너무나도 좋아하는 영화지만 화양연화가 저에게 주는 무게감은 조금 다르지 싶습니다.

흔히 꺼내볼 수 없고 그리워만 하는..

 

언젠간 <화양연화> 또다시 만날 날을 기대하며..

 

점수를 내보자면 ★ 5/5 입니다. 강력 추천합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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